삼진어묵 ― 처음으로 돌아가 끝까지 부산 영도구 봉래동의 ‘삼진어묵’ 공장 앞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던 1953년 겨울, 창업자 박재덕은 “어묵 한 장으로도 사람 배를 따뜻하게 채우고 싶다”는 포부를 품었다. 전후(戰後) 식량난 속에서 생선과 밀가루를 섞어 반죽을 치대던 맨손은, 70 년이 지난 지금 연매출 1 천억 원·해외 12 개국 수출의 글로벌 브랜드를 일궈 냈다. 그 여정은 악보의 Da Capo al Fine처럼 “처음으로 돌아가 끝까지”를 반복하며 확장된 서사다.Da Capo │ 1953 ~ 1990 ― 4 평 포장마차, 반죽 한 통으로 시작1953년 6·25 휴전 직후, 국제시장 6공구 골목. 새벽 수협 경매에서 남은 잡어를 건져 올려 손수 손질한다. 생선 비린내를 지우려고 쑥과 마늘을 다..